수의사회 소식

뉴스포털

뉴스포털

사이트맵 닫기
  • 회원가입
  • 사이트맵
  • 평행선 달린 광진구수의사회·SNU검진센터 간담회, 어떤 말 나왔나

    • 날짜
      2025-04-18 14:31:13
    • 조회수
      49

    평행선 달린 광진구수의사회·SNU검진센터 간담회, 어떤 말 나왔나

    광진구수의사회 주최로 간담회 개최...성제경 스누반려동물헬스케어센터 대표 참석

    서울 광진구에 건립 예정인 (가칭)SNU반려동물검진센터(이하 SNU검진센터)가 논란인 가운데, 광진구수의사회(회장 강진호)가 15일(화) 관련 간담회를 개최했다.

    강진호 광진구분회장은 “간담회 자리지만, 저희의 입장은 동일하다. 반대다. 이 사업에 대해 모르는 분들이 있기 때문에 자리를 마련한 것”이라고 간담회 개최 이유를 설명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광진구수의사회 회원들은 물론, 황정연 서울시수의사회장과 임원진, 서울시 각 분회장도 자리했으며, SNU검진센터 측에서는 동물진료법인 스누반려동물헬스케어센터(대표자 성제경)의 성제경 이사장이 참석했다.

    성제경 이사장은 “직접 수의사 선생님들의 의견을 경청할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감사드리고, 의도하든 의도하지 않았든 불편한 느낌을 드려 매우 죄송하다”고 말을 꺼냈다. 이어 “저도 공식적으로 얘기할 수 있는 자리는 이번이 처음”이라며 “어떻게 일을 하게 됐고 구조는 어떤지 솔직하게 설명하고, 구체적인 사실에 대해 질문해 주시면 답변드리겠다”고 말했다.

    성제경 이사장이 수의사회 관계자들과 개인적으로 미팅을 한 적은 있지만, 공개된 자리에서 많은 수의사 회원을 만난 것은 이날이 처음이었다.

    이날 현장에는 광진구 개원/임상수의사 일동 이름으로 ‘서울대 스누반려동물 헬스케어센터 설립 결사반대’ 현수막이 걸렸으며, 분회별로 모은 반대 서명서도 전달됐다.

    간담회는 2시간이 넘게 진행됐다. 수많은 질문과 답변, 비판이 이어졌다. 긴 내용을 어떻게 전달할지 고민 끝에 독자들의 이해를 높이기 위해 간담회에서 나왔던 발언과 질문·답변을 질의응답 형식으로 편집·정리해 본다.

    사람의 의료데이터는 공공재로 인식되고, 아프기 전 건강검진 데이터도 확보되어 있다. 수의학 분야의 경우, 해외에는 특정한 질환에 대한 데이터가 확보되어 있고, 상업적으로 서비스를 이용해서 데이터를 사용할 수 있기도 하다. 하지만, 동물이 실질적으로 아프기 전에 일정한 수준으로 건강검진을 하여 얻는 의료데이터는 확보된 것이 많이 없다. 동일한 항목에 대한 풀패키지 검사를 통해 생애전주기에 걸친 개·고양이 데이터를 확보하면, 새로운 바이오마커 개발이나 치료 방법 개발에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에 (건강검진센터를 세워서 건강한 반려동물의 건강검진을 통한 데이터 확보를) 해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동물진료법인(스누반려동물헬스케어센터)은 지난해 12월 서울시로부터 설립허가를 받았다. 치료는 하지 않고 검진만 하는 기관(SNU검진센터)이지만, 동물병원 개설은 필요하다. 그래서 동물진료법인(비영리법인) 허가를 받았다. 아직 광진구에 동물병원 개설 신고는 하지 않은 상황이다.

    SNU홀딩스는 교수 개인이 아니라 서울대 자산을 활용하는 비즈니스를 지원하는 기관이다. SNU홀딩스에서는 서울대가 받은 혜택에 대해 무엇을 해야 하느냐를 얘기한다. 공익적인 일을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SNU홀딩스에 (위에서 설명한 것을) 논의했고 SNU홀딩스가 출자해서 동물진료법인을 만들게 됐다. 법인 설립을 위한 자본금(기본재산)을 SNU홀딩스가 지원했다.

    주식회사 스누펫(SNU펫)은 경영서포팅회사(MSO, 경영지원회사)다. 장비나 장소 임대 등을 지원한다. 지원을 하는 대신 검진센터가 확보한 데이터에 대한 우선 사업 실시권을 갖는다. 데이터의 일차적인 사업실시권을 가질 뿐 (동물진료법인에 대한) 지배권은 없다.

    정서적으로 비슷하게 느낄 수 있지만 이리온과는 다른 케이스라고 생각한다. 얻어진 데이터를 특정한 사람이나 집단만 사용하게 한다면 독과점이다. (주식회사 스누펫에) 우선 사용권만 제공하는 것이다. 그 뒤에 누구와도 할 수 있다. 제가 놓친 부분이 있는지 살펴보겠다.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 동물병원(관악구)도 건강검진을 한다. 다만, 동물병원 자체가 검진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구조가 아니라, 일부 시간을 할애해서 인력을 배치해서 건강검진을 하다 보니 소화할 수 있는 마릿수가 제한되어 있다. 또한 2차 동물병원이기 때문에 주로 중증 케이스가 온다. 건강한 동물의 건강검진 및 데이터 확보에 적합하지 않은 구조다.

    이 사업은 절대로 서울대만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누가 하든 수의학 분야에서 데이터를 모으는 게 중요하다. 이런 데이터 수집·활용에 정부 예산이 투입되면 좋았을 텐데, 그런 게 없어서 아쉬웠고, 외부에서 자원을 조달하여 적절한 플랫폼을 만드는 방법을 생각했다.

    모든 동물병원이 동일한 검사장비를 사용하지 않고, 같은 검사방법을 쓰지 않고, 전자차트도 다르며, 검사항목도 다르다. 데이터의 일정 포맷이 정해져 있지 않다. 또한, (같은 기계와 검사방법을 쓴다고 하더라도) QC 이슈도 있다. 정도관리가 달라서 데이터 결과가 다를 수 있다. 무엇보다 법적인 문제 때문에 (로컬동물병원의 데이터를 모으는 것이) 어렵다는 점을 확인하고 시작했다. SNU검진센터에서는 일부 검사만 하지 않고, 풀패키지 검사만 한다.

    교통, 주차장 등 여러 가지를 고려했을 때 이곳으로 오게 됐다. 광진구에 건국대동물병원도 있고, 주변 개업 수의사분들도 있는데, 의도를 떠나 정서적으로 불편함을 드려서 죄송하다.

    SNU검진센터 예정 건물. 동서울종합터미널 바로 옆에 있다.

    일반적인 동물 건강검진보다 비싼 풀패키지 검사를 한다. 주변 동물병원 건강검진 비용과 차별성을 두기 위해 노력하겠다. 로컬 동물병원 내원 소비층과 많이 겹치지 않도록 하겠다.

    얘기를 듣고 (로컬동물병원과의) 괴리감을 줄이기 위해 왔다. 가격이 겹치는 부분은 잘 조절해 보겠다.

    수가 문제를 제가 여기서 혼자 결정할 수는 없지만, 비용을 낮춰서 환자 수를 늘리는 행위는 지속가능성에 문제가 될 것이다. MSO(주식회사 스누펫)와의 계약조건도 있고, 정관도 있다. 계약조건을 바꾸려면 양쪽 이사회의 동의가 필요해서 쉽지 않다. 치료를 하지 않고, 풀패키지 검사 이외의 작은 세부항목 검사도 하지 않는다.

    투자자를 만난 적도 없고, IR(투자자 대상 기업설명회)을 한 적도 없다. (검진센터를) 몇 개 만든다고 얘기한 적도 없다. 그런 얘기를 들었다면 저에게 알려 달라. 만약, 검진센터를 더 만들려면 또 큰 투자를 받아야 하는데 쉽지 않다.

    (*편집자 주 – 현행 수의사법이 허용하는 동물진료법인의 부대사업 : ▲ 동물진료나 수의학에 관한 조사·연구 ▲부설주차장의 설치·운영 ▲동물진료업 수행에 수반되는 동물진료정보시스템 개발·운영 사업 중 진료부(진단서 및 증명서를 포함한다)를 전산으로 작성·관리하기 위한 시스템의 개발·운영 사업 및 동물의 진단 등을 위하여 의료기기로 촬영한 영상기록을 저장·전송하기 위한 시스템의 개발·운영 사업)

    로우 데이터 자체를 이전하는 것은 아니다. 데이터는 동물진료법인의 데이터센터가 가지고 있고, 암호화·익명화, 공공목적 확인 등을 거쳐 가공된 데이터가 이전된다. (법이 허용하는) 동물진료법인의 부대사업에서 벗어나는 지는 살펴보도록 하겠다.

    당연히 투자하지 않았고, 보수를 받는 것도 없다. 금전적인 이득이 없다.

    지역 동물병원과 어떻게 상생할지 고민하다가 나온 방법이다. 만약, CT 장비가 없는 동물병원에서 CT 검사만 의뢰하고 싶을 때, 의뢰를 보낸 동물병원에서 검사 후 치료까지 하게 될 것 같은 우려가 들 수 있다. 그럴 때 (치료를 하지 않는) 저희에게 의뢰하면 검사만 해드린다는 것이다. 만약, 이게 주변 동물병원의 권리를 침해한다면 하지 않을 것이다.

    공언하겠다. 치료를 하지 않는다. 검진만 하고 치료는 왜 안 하냐고 무책임하다고 지적하는 분도 있다. 하지만, 지역 동물병원과 상생을 위해서 검진만 하고 치료는 안 한다. 홈페이지에도 게시할 것이고, (MSO와의) 계약 조건에도 포함되어 있다. 만약, 이것이 부족하다면 어떤 장치를 추가로 마련할 수 있는지 고민해 보겠다.

    간담회에 참석한 수의사들은 다양한 질문과 의견을 제시했다. 세부적인 관심사는 달랐고, 질문의 요점도 차이를 보였지만 공통적으로 원하는 것은 ‘여기서 멈추고, 사업을 철수하라’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사업 철수에 대한 답변은 없었다. 결론 없이 평행선을 달린 셈이다.

    간담회에 참석한 한 광진구수의사회원은 “상생을 말하지만 상생은 도저히 될 수 없다. 지역 동물병원 피해 최소화도 안 된다. 하려는 건강검진이 새로운 신규 수요를 창출하는 것이 아니”라며 “지역 동물병원, 수의사들에게 피해를 주지 말고 당장 사업을 여기서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한 분회장은 “오늘은 점잖게 얘기했지만, 실제로 검진센터가 계속 진행되면 수의사 회원들의 강력한 분노가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황정연 서울시수의사회장 역시 “여기 있는 모든 분이 SNU검진센터 설립에 반대한다. 10여 년 전 법 개정(영리법인동물병원 금지)을 하면서까지 지키려고 했던 것이 있는데, 외부의 영리자본에 의해 비영리법인 동물병원을 차릴 수 있다는 점에 다들 놀랐고 두려움도 있는 것”이라며 “데이터 사업이 중요하고, 우리의 성장동력일 수 있다. 그렇다면, (직접 검진센터를 설립하지 말고) 원하는 검진방법, 항목 샘플 등에 대한 기준을 마련해서 (로컬 동물병원으로부터 데이터를 수집하는 등) 주변 병원과 상생할 수 있는 모습을 보여달라”고 말했다.

    강진호 광진구수의사회장은 “우리의 의견이 관철되지 않으면 지속적으로 반대 입장을 표명하겠다”며 “오늘이 첫 번째 자리였는데, 두 번째, 세 번째로 이런 자리가 생기지 않길 바란다. 분명한 입장을 정리해서 얘기해달라”고 밝혔다.

    성제경 이사장은 “수의계의 어려움을 가중할 우려가 크고, 저희가 조정을 한다고 하더라도 일선에 계시는 수의사분들이 불편해할 수 있다는 것도 알게 됐다”며 “반려동물 검진 데이터 전체를 관리하는 것은 전 세계적으로 없었던 일이다. 적어도 수의학 분야에서 의료데이터를 모으는 공공적인 고민을 촉발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한편, SNU검진센터를 둘러싼 논란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 대한수의사회가 어제(4/16)부터 전 회원을 대상으로 ‘SNU검진센터 철회 서명운동’을 시작했으며, 오늘(4/17) 지부·산하단체장 명의로 규탄 성명도 발표됐다.


    출처 : 데일리벳 이학범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