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지법, 벌금 450만원 선고...원심 집행유예는 파기
백내장 치료 점안액 등 팔다 기소
[데일리팜=강신국 기자] 약국 카운터처럼 꾸며 놓은 동물병원에서 인체용의약품을 판매한 수의사에게 벌금 500만원이 선고됐다. 이는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보다 감형된 것이다.
서울남부지방법원은 약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수의사 A씨에게 원심을 파기하고, 벌금형을 선고했다.
A씨는 인체용 백내장 치료제인 가리유니점안액과 동물용 구충제인 넥스가드스펙트라를 판매하는 영상과 의약품 구매영수증이 증거로 채택되면서 기소됐다.
법원은 "약사법과 동물용 의약품등 취급규칙 등의 각 규정과 서식을 종합하면, 수의사라 하더라도 동물용 의약품을 제외한 인체용 의약품은 사용만 가능할 뿐 판매할 수 없다"고 밝혔다.
법원은 "인체용 의약품은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그 처방이나 유통을 엄격하게 규제하고 있고, 인체용 의약품이 이러한 규제에서 벗어나 유통되는 경우 국민보건에 지대한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위와 같은 규제는 필요 불가결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법원은 "수의사라 하더라도 진료나 검안 없이 동물용 의약품을 처방하거나 투약, 판매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는데 이 또한 동물용 의약품의 오남용을 막기 위한 조치라고 판단된다"고 언급했다.
법원은 "피고인은 최소한의 진료실이나 처치실을 갖추지 않은 채 약국 카운터와 같은 모습으로 동물병원을 운영한 것으로 보인다며 "사건 이전까지 그에 대한 별다른 문제 의식은 없었던 것으로 보이고, 법질서 준수 의식이 미약한 것으로 보여 그 죄질에 상응하는 처벌이 필요하다"고 판시했다.
다만 법원은 "피고인은 사건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고 원심판결 선고 이후 동물병원을 이전해 관련 법규를 준수하며 운영할 것을 다짐하고 있어 개전의 정상이 뚜렷하다"며 "변론에 나타난 모든 양형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원심의 형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