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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항생제도 안 듣는 '수퍼박테리아' 환자 5년간 2.3배...사망자 수 에이즈 5배

    • 날짜
      2025-10-15 21:19:01
    • 조회수
      78

    [단독]항생제도 안 듣는 '수퍼박테리아' 환자 5년간 2.3배...사망자 수 에이즈 5배


    국민의힘 한지아 의원./ 한지아 의원실 제공
    국민의힘 한지아 의원./ 한지아 의원실 제공

    항생제가 듣지 않아 ‘수퍼박테리아(세균)’로 불리는 항생제 내성균(CRE·카바페넴 내성 장내 세균)에 감염된 환자가 최근 5년간 2.3배로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같은 기간 사망자도 3.7배로 급증했다.

    14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한지아(국민의힘) 의원이 질병관리청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내 CRE 감염증 발생 건수는 집계가 처음 시작된 2017년에는 5717건이었다. 하지만 꾸준히 늘어 2020년 1만8113건을, 지난해에는 4만2347건을 기록했다. 2020년 226명이었던 사망자도 지난해에는 838명으로 급증했다.

    CRE는 대표적인 항생제로 꼽히는 ‘카바페넴계 항생제’에 내성을 가진 장내 세균을 가리킨다. 카바페넴계 항생제에 내성이 생기면 다른 항생제도 듣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치료가 어렵다. 균이 다른 장기로 이동해 폐렴이나 패혈증, 요로감염 등을 유발할 수 있고, 사망률이 26~75%에 달할 정도로 치명적이다. 2017년 2급 법정 감염병으로 지정됐는데, 법정 감염병 중 지난해 사망 환자 수(838명)가 가장 많았다. 2위인 후천성면역결핍증(AIDS·158명)의 5배가 넘는다.

    과도한 항생제 사용이 CRE 확산을 부추긴다는 지적도 나온다. 항생제를 많이 사용할수록 장내 세균이 내성을 가질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한지아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내 항생제 처방량은 2020년 3억4767만건에서 2024년 5억5517만건으로 약 60% 늘었다. 단순 국내 인구수로 따지면 국민 1인당 1년에 평균 10번가량의 항생제 처방을 받은 셈이다. 의료계에선 “항생제를 적정 수준으로 사용해 장내 세균이 내성을 가지지 않도록 하고, 병원들이 감염 관리를 잘하도록 정부가 대책을 세울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CRE 감염증은 노인이나 장기 입원 환자 등 면역력이 약한 이들에게서 집중적으로 발생하고, 이 때문에 주로 의료기관 내에서 전파되는 경우가 많다. 감염자와의 신체 접촉이나 균에 오염된 의료 기기 등을 통해 전파되기 때문이다. 상급종합병원의 감염 건수는 2023년 1만3443건에서 2024년 1만905건으로 19%가량 감소한 반면, 요양병원은 2020년 1485건에서 지난해 8940건으로 폭증했다.

    의료계에선 앞으로 CRE 감염증 환자가 급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영국 정부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항생제 내성이 있는 수퍼 세균 때문에 2050년 전 세계에서 매년 1000만명이 사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재갑 한림대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국내에는 2010년쯤 해외에서 유입된 것으로 추정된다”며 “항생제 내성균이 여럿 있지만 그중 CRE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고, 그냥 넘길 수 없는 문제”라고 했다. 한지아 의원은 “항생제를 적정하게 사용하는지 정부가 모니터링하는 병원이 130곳에 불과한데, CRE 감염 현황과 항생제 적정 사용 여부를 동시에 파악할 수 있는 관리시스템 구축이 시급하다”고 했다.


    출처 : 조선일보 곽래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