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강원특별자치도가 수의직 신규 공무원을 7급이 아닌 6급으로 채용한 데 이어, 이번에는 전라남도가 움직였다. 전남동물위생시험소(소장 정지영)가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구제역 등 재난형 가축전염병에 대응할 방역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조직 강화, 인력 확충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수의7급 정원을 6급으로 상향 조정했다.
전남은 매년 겨울 단골 손님으로 찾아오는 고병원성 AI로 골머리를 앓는다. 지난 3월에는 이제껏 한 번도 발생한 적 없던 구제역까지 터졌다. 전남에서 발생하는 재난형 가축전염병이 늘어남에 따라 신속 대응을 위한 방역 조직을 강화해야 할 필요성도 커졌다.
이에 따라 전남동물위생시험소는 기존 질병진단과에서 ‘조류질병과’를 분리 신설했다. 질병진단과는 구제역을 비롯한 대가축 질병에, 신설 조류질병과는 고병원성 AI를 포함한 조류 질병을 담당하도록 이원화한다.
방역 인력의 절대적 부족이라는 현실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도 경주하고 있다.
방역 최일선에서 활동하는 가축방역관의 사기 진작과 전문성 강화를 위해 지난달 관련 조례를 개정, 수의7급 정원 17명을 수의6급으로 대거 상향 조정했다. 전라남도 본청과 시험소에 배치된 수의7급 정원의 절반가량에 해당하는 규모다.
기존에도 고병원성AI가 다발하는 지역인데다 구제역까지 발생하면서 수의직 공무원의 격무 정도가 더 커졌다는 점을 반영한 조치로 풀이된다.
전남동물위생시험소 관계자에 따르면, 이 같은 조치로 인해 수의직공무원 18명이 한꺼번에 승진했다.
수의직렬의 고질적인 승진 적체를 해소하는데 도움을 준다는 점도 있지만, 일회성 승진이 아니라 조직 신설과 직급 상향으로 인한 조치라는 점도 의미를 더한다. 수의6급의 자리가 늘어난만큼 해당 자리에 대한 신규자 충원도 6급으로 진행될 것이기 때문이다.
앞서 수의6급 채용을 도입했던 강원도의 경우 기존 수의7급 직원들의 직급을 일괄 상향한 바 있다. 향후 전남에서도 수의직공무원의 배치지가 기존 7급에서 6급으로 조정되면, 신규 채용도 자연히 6급으로 진행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당장의 결원 문제를 줄이기 위한 대응책도 병행한다.
전남동물위생시험소는 임기제 수의연구사의 자격 요건을 완화해 축산학과·분자생물학과 등 관련 전공으로 확대하여 최근 3명을 신규 채용했다. 이들은 지난 14일부터 축산물 잔류물질 검사, 시험검사기관 품질관리 등의 업무에 투입됐다.
이와 함께 현장 경험이 풍부한 퇴직 공무원을 임기제 수의직공무원으로 채용하는 등 업무 공백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전남도는 앞으로도 가축방역관에 대한 처우 개선과 결원 해소를 적극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정지영 소장은 “가축전염병은 단순한 지역 문제가 아니라 국가적 재난으로 사전에 철저한 대비가 필수”라며 “조직과 인력을 지속해서 보강, 전남 축산업 보호와 국민 식탁 안전을 지키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출처 : 데일리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