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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가 박수쳐 칭찬했다 'K-방역'…"폭싹 속았수다"

    • 날짜
      2025-06-03 16:2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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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가 박수쳐 칭찬했다 'K-방역'…"폭싹 속았수다"

    지난 달 29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WOAH(세계동물보건기구) 제92차 정기총회에서 '제주도 구제역 백신접종 청정지역 인증'을 획득한 한국 수석대표 최정록 농식품부 방역정책국장(사진 오른쪽에서 4번째)이 에마뉘에 수베항 WOAH 사무총장(오른쪽 5번째) 등 관계자들과 함께 두 손을 들어 기뻐하고 있다./사진=정혁수 기자

    "대한민국 제주특별자치도의 구제역 백신접종 청정지역 지위를 선포합니다."

    지난 달 29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92차 세계동물보건기구(WOAH) 정기총회 현장. 1000여명에 달하는 각국 대표단의 시선이 갑자기 무대 중앙으로 쏠렸다. 단상에 오른 에마뉘에 수베항(Emmanuelle Soubeyran) 사무총장이 제주도의 청정지역 지위를 선포하자 미국, 중국, 일본, 네덜란드, 케냐 등 전 세계 대표자들은 우뢰와 같은 박수소리로 화답했다.

    이어 호명받은 한국 수석수의관(Chief Veterinary Officer) 최정록 농식품부 방역정책국장이 대표단과 함께 무대에 올라 수베항 사무총장 등과 함께 두 손을 들어 환호에 인사하자 참석자들은 다시 한 번 큰 박수로 이들을 축하했다.

    최 국장은 "제주도가 WOAH로부터 구제역 백신접종 청정지역 지위를 부여받은 것은 우리나라 구제역 방역관리 수준이 국제사회로부터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 국산 축산물의 수출시장 확대 뿐만아니라 우리나라의 구제역 백신 미접종 청정국 지위 획득에 중요한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농식품부는 이후 제주도와 함께 국가 단위 대신 지역 단위 인증을 추진하는 쪽으로 전략을 수정했다. 2025년 인증 획득을 목표로 2024년 청정지역 인증계획을 수립하고 전담팀을 구성했다. 인증 획득에 필요한 모든 준비를 마치고 같은 해 8월 30일 WOAH에 신청 보고서를 최종 제출했다.

    이후 WOAH로부터 6회에 걸친 추가 확인작업이 뒤따랐고, 전문가위원회로부터 66건에 달하는 질문에 답하는 등 치밀한 대응으로 올해 2월 WOAH 과학기술위원회 심사를 통과할 수 있었다. 또 60일간 183개국에 달하는 WOAH회원국의 회람 결과, 만장일치로 청정지역 지위를 획득하게 됐다.

    에마뉘에 수베항 WOAH 사무총장이 지난 25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92차 WOAH 정기총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정혁수 기자 /사진=정혁수

    구제역 청정지역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WOAH의 규정에 따라 해당 지역에서 과거 12개월간 구제역이 발생하지 않아야 하고, 24개월간 적절한 혈청 예찰을 수행해야 한다. 또 구제역 백신 접종을 통해 높은 수준의 항체 양성률을 유지해야 한다.

    최종 인증을 앞두고 위기의 순간도 있었다. 이번 WOAH 정기총회를 앞두고 1년 10개월여 만에 제주도와 가까운 전라남도에서 구제역이 발생하면서 확산 차단에 비상이 걸렸다.

    최 국장은 "구제역 발생 즉시 축산차량의 이동제한, 전국 긴급 백신접종, 축산현장 소독 강화 등 방역 상황을 철저히 관리하고 공항·만의 검역활동을 대폭 강화함으로써 제주도로의 확산을 조기에 차단할 수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번 제주도 청정지역 지위 획득에 정부는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제주도 구제역 백신접종 청정지역 인정은 우리나라 방역관리 수준을 국제사회로부터 공인받는 기회일 뿐만 아니라 국산 축산물 수출 검역 협상에서도 유리한 입장에 설 수 있는 호재였기 때문이다.

    송미령 장관과 에마뉘에 수베항 사무총장이 지난 달 23일 프랑스 파리 WOAH 본부에서 면담을 갖고 한국의 가축방역 관련 주요 의제에 대해 협의하고 있다. /사진=WOAH /사진=정혁수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은 정기총회를 앞두고 파리 WOAH 본부에서 에마뉘에 수베항 사무총장과의 면담을 갖고 적극적인 협조와 지지를 당부했다.

    송 장관은 "대한민국 제주도는 육지와 지리적으로 분리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철저한 검역과 방역을 통해 구제역을 효과적으로 통제해 비발생상황을 잘 유지하고 있다"며 "총회에서 제주도 구제역 백신접종 청정지역 지위 인정과 관련된 결의안이 통과될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며 WOAH 관계자들을 설득했다.

    최정록 방역정책국장 등 한국 대표단은 총회기간중 WOAH측과의 만남을 통해 검역본부에서 추진중인 '2026년 동물 항생제 내성 분야 WOAH 협력센터 지정'과 관련 협조를 요청하고 효과적인 가축방역 협력사업을 위한 양측의 협의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또 일본 등 주요 국가의 수석수의관(CVO)과 만나 방역 및 수출입 검역 관련 현안 사항 등도 협의했다. 동아시아 국가 간 초국경질병(TADs, Transboundary Animal Diseases)에 관한 정보를 공유하고 이에 대한 통제 전략 등을 논의하기 위해 7월 중 일본에서 동아시아 국가 CVO 포럼 및 초국경질병 통제 워크숍을 개최하기로 했다.

    지난 달 25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92차 WOAH 정기총회 개회식에는 1000여명이 넘는 각국 대표단이 참석해 성황을 이루었다. /사진=정혁수 기자 /사진=정혁수

    이와 함께 작년 총회에서 농림축산검역본부와 국립수산과학원이 세계 첫 육상·수산 동물질병 진단 표준물질 분야 협력센터로 지정된 것과 관련 국가별 진단 표준물질 수요조사를 벌여 에콰도르, 페루, 인도, 나이지리아 등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 냈다.

    WOAH는 이번 총회에서 백신 및 백신접종 문제도 적극적으로 다루었다. 그동안 기울여 온 '질병 근절'(질병없이 살아가는 것) 노력에서 '질병 관리'(질병과 함께 살아가는 것)로의 패러다임 변화에 대한 고찰이 필요하다고 했다.

    보완적인 질병 통제 수단으로서 백신 사용에 대한 사회·경제적 요구가 증가하고 있는 만큼 과학에 기반하고 경제적으로 실행 가능한 백신 접종을 질병 관리 전략으로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최정록 방역정책국장은 "국가별 구제역, 럼피스킨 등 초국경 질병의 예방과 통제는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 우리나라는 책임 있는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초국경질병을 효율적으로 통제하는 데 최선의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출처 : 파리(프랑스)=머니투데이 정혁수 기자 hyeoksooj@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