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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염된 백신으로 농가 초토화” 양돈농가의 절규

    • 날짜
      2025-05-21 12:05:23
    • 조회수
      145

    “오염된 백신으로 농가 초토화” 양돈농가의 절규

    진유한 기자2025. 5. 13. 17:43


    제주시 양돈농가, 돼지열병 항원 오염 일본뇌염 백신 피해 호소
    돼지 50여마리 양성…“새끼 대부분 죽거나 기형으로 태어나” 주장
    A씨 “제조사 책임 회피”…제조사 측 “계속 협의 중, 피한 적 없어”
    지난해 돼지열병 항원(바이러스)에 오염된 일본뇌염 백신이 도내 양돈농가들에 공급되면서 큰 파장을 일으킨 가운데, 이로 인한 피해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폐사한 새끼 돼지들. 사진=A씨 제공

    13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제주시 구좌읍에서 양돈농가를 운영하는 A씨는 지난해 1월 사비를 들여 돼지 200마리 분량의 일본뇌염 백신을 구매했다.

    당시 A씨의 농장은 노후한 돈사를 철거한 후 현대화된 시설로 새로 지은 상태였고, 공사 기간 동안 돼지를 사육하지 않아 관납용 백신을 지원받지 못했다.

    A씨는 해당 백신을 지난해 4월과 5월에 걸쳐 예비 어미돼지(후보돈) 약 100마리에 접종했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돼지열병 항원에 오염된 백신이 도내 종돈장에 공급된 사실이 언론보도를 통해 알려졌다.

    이후 제주도 방역당국은 백신 제조사로부터 제공받은 구매 명단에서 A씨 이름을 확인하고, 정밀검사를 받을 것을 권고했다. 

    검사 결과 A씨가 구매한 백신에서 돼지열병 항원이 검출됐고, 접종한 돼지 중 50여 마리에서 돼지열병 항체가 확인됐다.

    A씨는 "농장을 새로 짓고 질병이 전혀 없는 돼지만을 들였는데, 지난해 7월 첫 분만이 시작되자 돼지가 10시간 넘게 분만을 못했고, 새끼들이 대부분 죽거나 기형으로 태어났다"며 "이런 증상은 항체가 검출된 모돈에서만 나타났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이어 "양성 돼지들은 지금도 면역력이 회복되지 않고 있으며, 임신도 안 되고, 젖도 먹이지 못해 가까스로 태어난 새끼들마저 계속 폐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당 농가에서는 돼지에서 유산, 사산, 조산 등을 일으키는 파보바이러스도 검출된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A씨는 "파보바이러스가 확인된 시기는 지난해 10월로, 문제가 발생한 시점보다 훨씬 뒤였다"고 강조했다.

    A씨는 "양성 판정을 받은 돼지들이 대부분 도태됐고, 새 돼지를 들이는데 드는 비용과 정상적인 분만이 가능했던 돼지들이었음을 고려하면 출하 지연에 따른 손해까지 포함해 피해 규모가 막대하다"고 주장했다. 
    돼지열병 항원에 오염된 일본뇌염 백신. 사진=A씨 제공

    백신 제조사는 A씨에게 위로금 명목으로 2000만원을 제안했지만, A씨는 일주일 치 사룟값도 안 되는 수준이라며 이를 거부했다.

    A씨는 농림축산검역본부가 백신에 포함된 항원을 폐사나 전파 가능성이 없는 비병원성으로 판정하면서 제조사가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A씨는 "백신에 어떻게 돼지열병 항원이 들어갔는지 밝혀내지 못했고, 이 항원의 정확한 출처도 모르는 상황"이라며 "항원이 돼지 몸속에 들어가 유전자에 어떤 변화를 일으킬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이라고 반박했다. 

    제주도 역시 돼지에서 유사산을 일으킬 수 있는 질병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일본뇌염 백신에 들어있던 돼지열병 항원이 원인인지 아닌지는 여전히 밝혀지지 않아 답답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제주도 관계자는 "검역본부에 백신 내 항원이 활성화할 가능성이 있는지 다시 검사를 해달라고 요청했지만, 검역본부는 항원이 살아서 활성화할 여지가 없다며 추가 검사가 불필요하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제조사 관계자는 "백신 때문에 100% 유사산이 일어났다고 단정짓기는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어떤 질병이 실제로 발병하려면 항원이나 미생물 등이 체내에 들어가 증식해야 하고, 이 과정에서 증식된 항원이 질병 발현 시점까지 채내에 남아 있어야 하는데, 국가기관에서 그런 증거가 없다고 판단했고, 우린 그걸 믿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백신에 항원이 혼입된 사실은 맞기 때문에 고객에게 죄송한 마음을 담아 위로금을 제안한 것이고, 고객이 생각하는 금액과 차이가 커 협의를 계속 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우리가 책임을 회피하거나, 연락을 피한 적은 전혀 없다"고 덧붙였다.



    출처 : 제주일보 진유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