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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SF 백신개발 점검회의' 무슨 말 나왔나

    • 날짜
      2024-08-06 14:50:43
    • 조회수
      190

    'ASF 백신개발 점검회의' 무슨 말 나왔나

    ASF 백신 개발사 “해외 시험 결과도 인정 해야”
    정부 “지원 필요성 공감하나…안전성 양보 못해


    [축산신문 이일호 기자]

     

    제조사 “수출 제품 BL2 시설 제조 허용도”

    정부 “데이터 뒷받침 • 전문가회의 거쳐야”

    한돈협 ‘백신 개발 반대?…전혀 사실 무근

     

    ASF 백신 개발에 나선 국내 제조사들이 수출 전용 백신에 한해 완화된 기준 적용을 요구하고 나섰다.

    정부는 ASF 백신 개발에 적극적인 지원 의사를 밝히면서도 ‘안전성’이 최우선 전제임을 거듭 확인하는 등 신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지난 7월24일 충북 오송에서 열린 대한한돈협회의 ‘ASF 백신 개발 진행사항 점검회의’에서다.

     

    김정주 과장<사진 중앙 왼쪽>이 정부 입장에 대해 밝히고 있다
    ▲ 김정주 과장<사진 중앙 왼쪽>이 정부 입장에 대해 밝히고 있다

     

    “후보주, 방어효과 안전성 확인”

    이날 ㈜코미팜 문성철 사장과 ㈜중앙백신연구소 이주용 사장, ㈜케어사이드 선우선영이사 등 ASF 백신을 개발 중인 국내 3사 모두 자사 ASF 백신 후보주에 대한 지금까지 임상실험을 통해 병원성 방어 효과는 물론 안전성까지 확인했다고 밝혔다.

    동거축에 대한 무감염은 물론 계대 배양 과정에서도 변화가 없었음을 확인했다는 것이다.

    이들 백신 제조사들은 그러나 추가 실험은 해외에서 진행될 수 밖에 없는 현실을 지적했다. 엄격한 규정과 시설 부족으로 인해 더 이상의 국내 시험은 불가능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ASF 백신의 자체 개발에 나서고 있는 농림축산검역본부 해외전염병과 최준구 연구관도 “내년부터는 베트남으로 장소를 옮겨 실험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광범위한 데이터 확보 가능”

    백신 제조사들은 이에따라 해외 임상 실험에서 성과가 확인될 경우 국내에서도 그 결과를 인정하되, 수출 전용 제품에 대해서는 현행 ‘BL3’ 보다 한등급 아래인 ‘BL2’ 시설에서도 제조를 허용해 줄 것을 건의했다.

    해외에서 제품 판매 등록을 위해 광범위한 농가 실험이 실시될 경우 많은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을 뿐 만 아니라 국내 비상시를 대비한 백신 비축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는게 그 배경이다.

    코미팜 문성철 대표는 “국내외 임상시험이 승인될 경우 빠르면 오는 2025년 상반기에도 ASF 개발이 가능할 것”이라며 “다만 백신 개발에 많은 예산이 투입된다. 해외 시험 결과가 국내에서 인정받지 못한다면 상당한 어려움이 뒤따를 것”이라고 밝혔다.

     

     

    양돈농 “개발 서둘러 주길”

    이날 회의에 참석한 한돈협회 임원들도 ASF 백신의 조속한 개발과 정부 지원을 희망했다.

    경북의 한 임원은 “양돈장에 ASF가 발생하거나, 이동제한으로 인해 유통이 막히게 되면 지금까지의 투자가 한꺼번에 물거품이 될 수 도 있다”며 “만약의 사태에 대비 ASF 백신 개발을 적극 지원해야 한다. 충분한 보상을 전제로 살처분 농장을 시험장소로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양돈농가는 “안전성이 중요한 건 인정한다. 그러나 검역본부까지 해외 나가서 시험을 해야 할 수준의 가이드라인은 좀처럼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와관련 이날 회의를 주재한 한돈협회 구경본 부회장(방역대책원장)은 “백신 접종 여부는 추후 검토하더라도 안전한 백신 개발과 정부 지원에 대해서는 한돈협회도 적극 공감해 왔다”며 “하지만 협회 차원에서 백신 개발 까지 반대한다는 일각의 주장은 사실 무근”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하기도 했다.

     

    ‘보험’ 필요성은 인정

    정부는 ASF 백신의 개발과 생산, 접종에 이르기까지 ‘안전성’과 관련된 요구는 선뜻 수용키 어렵다는 입장이다.

    농림축산식품부 구제역방역과 김정주 과장은 “야생멧돼지 ASF가 연 평균 1천200건 발생하고 있지만 양돈장 ASF의 경우 국내 발생 첫해인 2019년을 제외하면 연 평균 6건에 불과하다. 위험한 질병인 것 맞지만 방역만 잘하면 수평 감염은 충분히 방어할 수 있다는 의미”라며 지금은 확실한 제품이 존재해도 백신 접종은 적절치 않다는 입장을 우선 전제했다.

    다만 ‘보험’이라는 측면에서 ASF 백신 개발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 정부 차원에서도 지원할 의사가 있음을 분명히 했다.

    김정주 과장은 그러나 ASF 백신 개발의 어려움과 그 과정의 위험성을 지적하면서 “농가와 산업을 담보로 안전성은 절대 포기할 수 없다”며 백신 개발 관련 시험 및 생산 기준에 대한 조정이나 가이드라인 제시는 확실한 데이터를 담보로 검역본부 차원의 전문가 회의를 거쳐야만 가능할 것“임을 거듭 강조했다.

     

    해외시험 자유지만…

    검역본부 해외전염병과 강해은 과장도 내년에 BL3 시설이 완공되면 민간에 상시개방, 시설 부족현상을 다소 덜 것으로 기대하면서도 안전성 보다 피해를 줄이는 게 급선무인 동남아 국가와 우리나라는 상황이 전혀 다름을 지적했다.

    강 과장은 “국내 실험 과정에서 위험성도 외면할 수 없다. 미국이 해외에서 시험하고 있는 이유를 생각해 봐야 한다”며 신중론을 펼쳤다. 그는 이어 “해외 시험은 민간업계 자유다. 하지만 그 결과를 국내에서 인정하는 건 다른 문제다. BL3가 아닌 BL2 시설을 통한 시험과 생산 역시 반드시 전문가 회의를 반드시 거쳐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대해 일부 백신 제조사는 해외 시험의 투명성 확보를 위해서 생산자단체나 정부 공동 시험도 충분히 수용 가능함을 강조하고 관련 기준 완화 및 현실적 가이드라인 제시를 위한 정부 차원의 발빠른 대응을 다시한번 호소하고 나서 향후 정부 수용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출처 : 축산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