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병원 진료부 공개를 의무화하려는 수의사법 개정안이 또 발의됐다. 이번 국회들어 벌써 두 번째다.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사진, 부산 사하을)은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수의사법 개정안을 22일 대표발의했다.
조경태 의원은 진료부 공개가 의무화되어 있지 않아 반려동물 보호자의 알 권리가 침해되고, 동물진료업 투명성이 저해된다며 개정 제안이유를 설명했다.
진료부 발급 의무 부재로 펫보험(반려동물보험)의 보험금 청구 및 지급이 원활히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조경태 의원안은 동물보호법에 따른 반려동물 소유자등이 진료부나 검안부 기록의 열람 또는 사본발급 등 내용확인을 요구하면 수의사가 따르도록 했다. 이를 거부할 경우 1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한다.
자가진료 허용된 가축은 진료부 공개 의무화 대상에서 제외
진료부 공개 안돼 펫보험 청구 어렵다? 실제 지급건수는 증가추세
조경태 의원안은 기존에 발의됐던 관련 수의사법 개정안과 달리 ‘동물보호법에 따른 반려동물 소유자’로 열람 청구 주체를 제한한 것이 차이점이다.
현행 동물보호법이 규정한 반려동물은 개, 고양이, 토끼, 페럿, 기니피그, 햄스터다. 소, 돼지, 가금 등 가축에 대한 진료기록은 개정안의 공개 대상에서 제외된 셈이다.
특히 이들 가축은 여전히 자가진료가 법적으로도 전면 허용되어 있는만큼, 진료기록이 공개되면 약품 오남용 등 자가진료 부작용이 더욱 심할 수 있다.
하지만 반려동물의 경우에도 수의사처방제 약사예외조항으로 인해 중요한 약품들도 여전히 수의사 진료 없이 보호자가 구할 수 있다. 자가진료로 인한 위험에서 자유롭지 않다.
진료부 공개가 의무화되어 있지 않아 펫보험 청구가 어렵다는 주장도 실제 데이터와는 괴리가 있다.
한국신용정보원이 2022년 12월에 발표한 반려동물 보험 현황 자료에 따르면, 국내 펫보험의 신규계약건수보다 지급건수의 증가추세가 오히려 가파르다.
반려동물 치료 관련 월별 보험금 지급건수는 2020년 7월 3,022건에서 22년 7월 5,132건으로 69.8% 증가했는데, 같은 기간 신규계약건수가 1,474건에서 2,233건으로 51.5% 증가한 것보다 더 큰 폭을 보였다.
부작용 위험을 무릅쓰고 진료부 공개를 의무화해야 할만큼 진료부 발급 문제에 막혀 보험금을 지급받기 힘든 상황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이와 관련해 국내 최대 펫보험인 메리츠화재 펫퍼민트는 최근 한국동물병원협회, 서울·대전시수의사회와 연이어 협약을 맺고 수의사회와 협력에 나서고 있다. 부작용이 우려되는 진료부 증빙 요구를 줄이면서 펫보험 정착에 힘을 모으자는 취지다.
이번 국회 들어 동물병원 진료부 공개를 의무화하는 수의사법 개정안은 이번이 두 번째다. 처음으로 발의한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달리 조경태 의원은 수의사법을 소관하는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이다.
출처 : 데일리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