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팀은 오스트리아 내에서 약 50년 간의 데이터를 정리해 인수공통감염병과 관련된 복잡한 상호 관계를 밝혀내고 이를 시각화했다. Complexity Science Hub 제공
아멜리 데스바르-라리브 유럽 복잡성 과학 허브(CSH, Complexity Science Hub) 연구원팀은 오스트리아 비엔나대 수의과 연구팀과 협력해 오스트리아 내에서 인수공통감염병과 관련된 복잡한 상호 관계를 밝혀내고 연구결과를 15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공개했다.
인간과 동물 간 감염되는 인수공통감염병은 감염된 동물의 타액·혈액·대소변 등과 직접 접촉하면서 인간에게 감염된다. 물리거나 긁히는 상황 외에도 오염된 물건이나 환경에서 접촉을 통해 간접 전파가 일어날 수 있다. 물과 음식도 잠재적인 감염 경로가 될 수 있다는 뜻이다.
데스바르-라리브 연구원은 "인수공통감염병은 보통 숙주와 병원체 사이의 상호작용에서만 논의된다"며 "복잡한 동물-인간-환경 상호작용을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오염된 환경이나 음식 등 기존 질병 역학 모델링에서 무시됐던 모래밭 같은 요소도 고려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1975년부터 2022년까지 50년 동안 오스트리아에서 동물원성 감염원과 병원체 사이의 상호작용에 대한 문헌들을 체계적으로 조사했다. 각 상호작용은 데이터 시각화를 통해 정리됐다.
조사 결과 총 6개의 병원체 공유 그룹이 확인됐다. 인간, 개, 고양이, 양, 소, 돼지 같은 가축과 집쥐 등을 포함한 그룹이 동물원성 병원체를 가장 많이 공유했다. 멧돼지, 개, 집고양이, 너구리, 진드기 등은 숙주 그룹 사이를 잇는 '가교' 역할을 한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연구팀은 "어떤 동물의 영향력 수준을 파악하면 질병을 감시할 때 매우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량적으로 분석한 결과 오스트리아에서는 인간-가축, 인간-식품 접점에서 인수공통감염병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데스바르-라리브 연구원은 "오염된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인간의 동물원성 감염의 주요 경로"라며 "리스테리아, 살모넬라, 대장균 등이 가장 흔한 병원체"라고 설명했다.
지도를 통해 대중의 인식을 바꾸는 것도 목표다. 연구팀은 "질병을 일으키는 병원균은 극소수라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며 "음식을 먹을 때 사이사이에 식기를 닦아 교차 오염을 방지하는 등의 습관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진드기는 사람과 동물에 다양한 질병을 옮기고 증상이 몇 주 후에 나타날 수 있으므로 진드기에게 물렸다면 며칠에서 몇 주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전했다.
<참고 자료>
- doi.org/10.1038/s41467-024-4996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