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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물 인플루엔자 사람으로 오는데..신고한 수의사는 불이익 ‘다음엔 신고 않겠다’

    • 날짜
      2024-07-08 12:15:38
    • 조회수
      195

    동물 인플루엔자 사람으로 오는데..신고한 수의사는 불이익 ‘다음엔 신고 않겠다’

    젖소·고양이·개, 사람과 가까운 동물로 변이..’당장 오늘 사람 간 감염 와도 이상하지 않다’

    국내외에서 동물의 인플루엔자가 점점 사람에 가까워지고 있다.

    H5N1형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는 지난해 국내 고양이에서 감염돼 집단 폐사를 일으켰다. 미국에서는 젖소와 고양이, 사람에게까지 전염되고 있다.

    중국의 H3N2형 개 인플루엔자도 사람 쪽으로 변이하고 있다. 국내에 이미 들어와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송대섭 서울대 교수는 “(동물 인플루엔자의) 사람 간 감염이 당장 오늘 발생해도 이상하지 않은 임계치에 왔다”고 우려했다.

    대한수의사회와 한국생명공학연구원, 한국연구재단은 3일 대전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본원에서 원헬스 기반 신변종 감염병 X 대응 전략 포럼을 개최했다.

    포유류로의 인플루엔자 확산 위험을 지목한 송대섭 서울대 교수

    지난 3월 미국 젖소에서 감염이 확인된 H5N1형 고병원성 AI는 6월말까지 12개주 112개 낙농장으로 확산됐다. 감염된 젖소에서 나온 우유를 살균하지 않고 먹은 고양이에서 집단 폐사가 보고되기도 했다. 낙농장 근로자인 사람으로도 전파됐다.

    미국의 야생조류에서 유래한 바이러스로 추정되는데 조류에서 소로, 소에서 다시 고양이와 사람으로 연이어 종간 장벽을 뛰어 넘은 셈이다.

    송대섭 교수는 미국 바이러스가 국내에서 확인된 H5N1형 AI와는 유전적으로 다른 계통이라면서도 ‘철새를 통해 우리나라로 유입될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고 말했다.

    국내 고양이에 감염된 고병원성 AI도 포유류에 더 가까워지고 있다. 지난해 서울의 동물보호시설에서 고양이 폐사를 일으킨 고병원성 AI 바이러스를 질병청이 분석한 결과 2016년에 발생했던 고양이 고병원성 AI보다 더 강력하게 변했다.

    페렛 감염실험에서의 치사율이 33%에서 100%로 증가했고, 조직감염도 보다 광범위한 장기에서 일어났다. 여상구 과장은 “페렛 간 감염까지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개 인플루엔자의 상황도 달라지고 있다. 송대섭 교수는 “국내에서 처음 H3N2형 인플루엔자를 개에서 찾아냈을 당시에는 사람에 올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봤는데 이제는 좀 달라진 것 같다”고 말했다.

    중국 연구진이 2012년부터 2019년까지 수집한 H3N2형 개 인플루엔자 4,174건을 분석한 결과 2016년을 기점으로 점차 사람에 감염되기 적합한 쪽으로 변이하고 있다는 것이다.

    국내에 수입되는 개·고양이의 70% 이상이 중국에서 들어온다. 사람 쪽으로 진화한 중국의 개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국내에 들어와 있어도 이상하지 않다.

    송 교수는 “중국에서 생산된 실험견으로는 인플루엔자 실험을 할 수 없을 정도다. 이미 감염되어 항체가 높은 채로 들어온다. 그만큼 중국에 만연해 있다”고 꼬집었다.

    여상구 질병관리청 신종감염병대응과장

    사람에게 가까운 동물로 AI가 접근함에 따라 수의사의 중요성도 커졌다. 여상구 과장은 “조기에 병원체를 확인하는데 수의분야의 역할이 크다”고 말했다.

    사람 간 감염으로 팬데믹이 일어나기 전에 동물에서 사람으로 전염되는 단계에서의 대응이 중요한만큼 일선의 반려동물, 농장동물 임상수의사가 이상 징후를 포착하면 동물방역부서뿐만 아니라 사람 보건당국과도 정보를 공유하고 협조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김소현 대한수의사회 원헬스특별위원장은 “동물이 감시자 역할을 한다. 사람으로의 전파(spillover)가 일어나기 전에 조기에 대응할 수 있게 한다”고 말했다.

    중국의 멜라민 파동, 한국의 가습기살균제 사건이 표면화되기 이전에 이미 반려동물에서 같은 원인으로 폐사가 일어났었던 만큼 원헬스 차원의 감시체계를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아직 정책적인 준비가 부족하다. 이상징후를 신고한 수의사는 오히려 피해를 본다.

    김소현 위원장은 “지난해 고양이 고병원성 AI를 신고했던 동물병원은 진료를 못하게 돼 피해를 입었다. ‘신고를 해야 하나’ 고민하는 분들이 생긴다”고 지적했다. 송대섭 교수도 “다음에 이런 상황이 오면 신고하지 않겠다는 수의사 분들이 대부분”이라며 “이런 인식이 팽배해지면 쉬쉬하다가 사람까지 감염되어야 알려지는 상황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우연철 사무총장은 “농장동물 질병에서도 신고한 수의사는 이동제한만 걸리고 보상도 받지 못한다”면서 동물의료체계 문제가 팬데믹 대비·대응계획 안에 반영되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출처 : 데일리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