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복지'라는 제목의 책이 출간되었습니다.
그동안 동물복지와 관련해 다수의 책이 나온 바 있습니다. 하지만, 주로 일반인 등 비전문가에 의해 쓰여졌거나 돼지는 여러 가축 중에 하나로 등장할 뿐이었습니다. 내용도 현실과 맞지 않고 나아가 일방 양돈업을 공장식 축산의 하나로 매도하면서 사실상 채식을 강요하는 것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이 때문에 한돈산업의 주목을 전혀 이끌지 못하고 오히려 반감만을 샀습니다.
이번 '돼지복지' 책은 돼지가 주인공입니다. 그리고 책 제목 그대로 '돼지복지'를 국내외에서 십수 년간 연구하고 있는 찐 학자가 쓴 글입니다. 때문에 용어 하나하나가 친숙합니다. 돼지 냄새가 납니다. 아울러 돼지의 행복뿐만 아니라 산업의 발전, 소비자를 위한 건강한 돼지고기 생산 등을 진심으로 바라는 저자의 진심이 느껴지는 책입니다.
당장 돼지를 보다 더 이해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물론 부끄러움을 느끼게 하는 대목도 있습니다. 우리나라 실정에 맞는 동물복지 관리 기술도 소개합니다. 현 동물복지축산농장 인증제도와 관련 정부에 대한 쓴소리도 마다하지 않습니다.
글쓴이는 전남대학교 동물자원부 윤진현 교수입니다. 윤 교수는 핀란드 헬싱키대학교 수의과대학에서 동물복지 전공으로 박사 학위를 취득했습니다. 핀란드 동물복지연구소와 캐나다 프레리 양돈센터 등에서 연구원 등을 거쳤습니다. 돼지의 동물복지형 사육시설 및 관리기술, 스트레스 요인 분석 및 측정 방법 개발, 축산농가의 질병 방역체계 개발 등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윤진현 교수는 머리말에서 동물복지를 '현재 동물이 경험하고 있는 자신의 상태'라고 정의합니다. 구체적으로 그는 "사람이 자신의 상황에 만족하면 행복지수가 높아지고 불만족하면 행복지수가 낮아지듯이 동물이 현재 처한 상태와 환경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인다면 동물의 복지수준이 높은 것이고, 부정적이면 복지가 나쁜 것이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더 중요한 것은 동물복지를 정의하는 것보다 어떻게 동물의 복지수준을 평가할 것인지 그 기준과 내용을 마련하는 일"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정부와 동물복지 관련 시민단체를 포함해 우리 모두가 새겨들어야 할 대목입니다.
이득흔 기자(pigpeople100@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