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림축산식품부(장관 송미령)가 올해 안에 전문수의사(수의전문의) 제도와 상급동물병원 체계를 도입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수의미래연구소(책임대표 이진환)가 제도 진행이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수의미래연구소는 22일 “동물의료 개선 방안이 발표된 지 5개월이 지났지만, 아직 아무것도 정해진 것이 없는 보여주기식 행정 및 보도자료 배포에 우려를 표명한다”며 활발한 논의와 관계자들의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국민의 공감대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수의사 전문의 제도의 국가 자격 확립 필요성을 강조했다.
농식품부는 지난해 11월 16일 동물의료 개선 종합대책(동물의료 개선방안)을 마련하고, 전문수의사 자격을 인정받은 수의사만 동물병원에 치과·안과 등 전문과목을 표시할 수 있도록 전문수의사 자격제도를 도입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올해 안에 수의사회에 전문수의사 인정 시스템을 총괄하는 운영조직을 마련하고, 수의사회 협조를 받아 전문수의사 및 전문과목 도입 세부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게 농식품부의 계획이다. 수의전문의 제도가 잘 정착된 미국의 ABVS(American Board of Veterinary Specialties) 같은 조직이 우리나라 전문수의사 양성기관 인정 시스템을 총괄 관리할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이다.
미국수의전문의위원회(ABVS)는 1959년 결성되어 각 전문의제도의 전문성을 유지하기 위한 통솔기구 역할을 하고 있다.
한훈 농식품부 차관이 17일(수) 대한수의사회를 찾아 전문수의사, 상급동물병원 제도화 도입안 마련에 수의사회 협력을 당부하기도 했다.
참고로, 현재 국내 수의전문의제도는 각 학회나 단체가 개별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수의내과교수협의회(KCVIM)는 이미 정식 과정을 거친 한국수의내과전문의를 배출했으며, 한국수의안과연구회(KSVO)는 한국수의안과인증의 제도를 운용 중이다. 한국수의외과학회는 한국수의외과전문의 인정전문의(de facto)를 선정하고 있다.
기초 분야에서는 한국실험동물수의사회(KCLAM)가 실험동물전문수의사(DKCLAM) 제도를 운용하고 있고, 한국수의병리학회(KSVP)는 한국수의병리전문의(KCVP)를 배출하고 있다.
수의미래연구소는 “17일 이후 수의사와 수의대생을 대상으로 자체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5년 안에 국가가 인정하는 전문수의사가 양성 및 배출될 것’이라고 묻는 질문에 응답자 184명 중 111명(응답자의 60%)이 양성 및 배출될 것이라고 응답하였고 40%는 전문수의사가 생기지 않을 것이라고 예측했다”고 전했다.
이진환 수미연 책임대표는 “반려동물 의료 고도화에 발맞추어 전문수의사 및 상급 동물병원과 같은 제도 도입이 논의되는 것은 단연 반가운 일이나, 반려동물 의료만을 중심으로 하는 각종 제도의 도입은 이미 심화한 수의사 공급 불균형을 악화시킬지도 모른다“며 우려를 표했다. 그러면서 ”총체적인 동물의료 서비스의 제고를 위해서 반려동물 의료 분야뿐 아니라 농장동물, 야생동물, 실험동물 등 분야의 전문수의사 제도 도입이 함께 논의되길 바란다“고 말했다.